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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들의 성과 사랑, 그리고 결혼: 생애구술사자료를 통한 현상학적 이해_ 신유리, 김정석

등록일 2020-10-04 작성자 관리자 조회 1326

신유리, 김정석 (2020). 장애여성들의 성과 사랑, 그리고 결혼: 생애구술사자료를 통한 현상학적 이해. 한국인구학, 43(3), 55-76


본 연구는 장애여성들의 성과 결혼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다루고자 한다. 여성들의 성과 결혼의 양상과 성격, 그리고 시대적 변화에 대한 학문적,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서도, 장애여성들의 그것은 여전히 주목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본 연구는 신체장애(지체뇌병변 및 시각장애)여성들이 자신들의 일상에서 성과 결혼을 어떻게 바라보고, 경험하고, 그 의미를 부여하는지 현상학적 연구를 통해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부산과 경남, 광주지역에서 2014년-2018년 동안 장기간에 걸쳐 수집된 장애여성의 생애구술사자료를 이차적으로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 중에서 성과 결혼에 관련하여 자신의 경험을 풍부히 표현한 신체장애여성 8명의 사례에 집중하였다. 분석을 통해 각 주제에 대한 4개의 본질주제를 추출하였다. 장애여성의 이성관계와 여성성은 침묵과 통제를 강요받는다, 이는 무성적 존재로서의 낙인, 사랑과 연애에 대한 거절, 손상된 몸에 대한 왜곡과 강박, 재생산에 대한 사회적 거부 등으로 드러난다. 결혼은 기대했던 바와 달리, 암울한 현실이 그 배경을 이루기도 한다. 자신이 짐이 되었던 원가족으로부터 강요된 결혼, 시댁의 경제적 보상기대와 일상화된 희생, 위력적 남편의 무관심과 폭력, 모성경험의 환희와 자기수용 속에서도 어쩌지 못하는 장애 등이 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한 가운데서도, 장애여성들은 삶의 주체로서 그들만의 여성성을 발현하고 사랑을 실현하려는 욕구, 결혼생활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는 성과 결혼에 있어, 정상주의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살펴볼 여러 지점들을 제시하고 있다. 장애여성들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부단한 노력과 삶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연구들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