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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卒婚)에 대한 사회학적 단상_김미선, 김정석

등록일 2020-12-30 작성자 관리자 조회 1538

김미선, 김정석, 2020, 졸혼(卒婚)에 대한 사회학적 단상:졸혼의 정의, 특성, 기제 및 전망, 한국인구학 제43권 제3호, pp.69-84.


최근 들어 ‘졸혼’이 지대한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으나 이에 대한 학문적 접근과 이해는 미흡하다. 본 연구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졸혼의 정의, 특성, 기제 및 전망을 살펴보려는 시론적 성격을 띠고 있

다. 가족사회학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현대 핵가족의 결혼 속성은 법률적 승인, 애정적 교류, 정서적 지지, 경제자원 공유, 상호 돌봄, 생활공간 공유 등으로 정리된다. 졸혼은 법률적 결혼 상태의 온전

한 유지, 배우자간 애정적 교류, 정서적 지지의 상당한 유지, 일상적 생활 돌봄의 약화, 생활공간의 분리라는 속성적 특성에서 결혼, 별거, 이혼 등과 구분된다. 한편, 졸혼은 그 목적과 과정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적극적 졸혼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추구를 위해, 배우자간 균형적인 지위와 상호호혜적인 요청에 의한 것이다. 소극적 졸혼은 미래지향적이기보다는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현재의 일상으로부터 해방을 위한 것으로, 부부간 불균형적인 지위 속에서 한 배우자의 요청과 상대방의 수용에 기초한다. 본 연구는 생애과정관점, 합리적 선택 및 교환이론, 갈등이론을 주요 이론적 자원으로 개인이 졸혼을 선택하고 부부가 졸혼을 결정하고 실천하는 미시적 수준의 기제를 제시하고 있다. 졸혼에 대한 전망은 개인 및 부부단위의 선택, 결정, 실천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환경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본 연구는 인구학적 조건, 가치와 신념체계 변동, 경제조직변화 및 정보화 등을 몇 가지 요인으로 제시한다. 결혼의 감소추세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여전히 결혼에 이른다. 이들에게는 결혼 지속의 욕구가 강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평균수명증가로 인해 중년기 부부생활의 기간 또한 연장된다. 이러한 인구학적 조건은 결혼생활 속에서 졸혼의 출현가능성을 높인다. 가치 및 신념체계의 변화, 즉 개별화 사조, 성평등적 가치관, 졸혼관념의 사회적 확산 등은 졸혼에 대한 열망을 강화하고 졸혼결정에 따르는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졸혼의 출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인가구경제의 확대 및 구축, 그리고 사회네트워크서비스의 발달 또한 졸혼 확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졸혼연구의 학문적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많은 비판과 경험적 분석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또한 새롭게 등장하는 가족현상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려는 데 필요한 방편론적 예시가 되기를 기대한다.